모차르트가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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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,415회 작성일22-06-27 09:02본문
제92회 서울아카데미앙상블 연주회를 다녀와서
눅진한 장마기로 접어든 지난 25일 사청(乍晴)같이 ‘서울아카데미앙상블’의 92번째 연주회가 열렸다,
서울대 장윤성 교수의 지휘로 W.A.Mozart의 ‘Adagio and fuga’, ‘Piano concerto No.20 d minor, KV466’(피아노 유옥진) 그리고 D. Cimarosa의 ‘Concerto for two flutes and Orchestra in G Major’ (플루트 강주희, 김동효), A.Dvorak의 ‘Serenade for strings in E Major, Op.22’가 연주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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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송이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 만 송이 꽃이 주는 아름다움은 다르다.
‘1:10,000’이 아닌 ‘1:A’와 같이 전혀 다른 미(美)로 화학적(Chemistry)변화를 일으킨다.
이를 집미(集美) 효과라 하지 않는가!
바이올린의 소리가 다르고 피아노의 소리가 다른데 이들의 앙상블(ensemble)은 또 다른 화학적 반응으로 전혀 다른 ‘언어’로 들린다.
이번 연주회가 준 집미(集美)를 통해 기자는 이 ‘언어’를 듣게 되었다.
‘모차르트가 드디어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 것이다.’
귀를 간지럽히듯 속삭이다가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든다.
해(海)처럼 격정(激情)하는가 싶더니 이내 산(山)처럼 묵직하다.
모차르트가 건네주는 이 ‘언어’는 나의 ‘뇌’는 알아듣지 못하지만, ‘심장’이 알아듣는다.
이런 것이야말로 소위 불립문자(不立文字)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?
중세(中世) 교회음악을 발달시킨 사람들은 아마도 이 ‘언어’를 발견하고서 이 ‘언어’야말로 신(神)과 소통할 수 있는 ‘언어’로 인식했었을 것이다. 신께서 스스로 사람을 포함한 온 천지 만물을 '말씀(언어, 음파)'으로 지었노라 하셨으니, 이 가설은 매우 신빙성이 있다.
수년 전 기자는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생가를 큰 감흥 없이 여행지의 하나로 지나간 적이 있었다.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‘나와 말이 통하는 양반이었는지 예전에 미처 몰라뵈었소이다’ 겸연쩍은 사과를 해야겠다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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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66년 설립 된 ‘서울아카데미앙상블’, 민간단체로 큰 후원 없이 이렇게 긴 역사를 이어 오고 있는 것은 사실 흔치 않은 일이다. 회를 거듭할수록 청중이 늘고 그 반응도 뜨겁다.
올 겨울에 있을 공연에서는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을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앞선다.
앙상블이 친딸과 다르지 않은 손명자 단장께서
“단장이 변변치 않아 홍보도 제대로 못 하고 있어요...”
하시는 겸손한 말씀에 “이 단체는 곧 그 자체로 '역사'가 될 것입니다.” 팬심 가득 담아 감히 호언장담해 버렸다.